대전역세권 재정비 지원 특별조례 입법 건의안


 대전역세권은 100년전 대전에 경부선의 부설과 함께 설치된 대전역이 국토의 교통요충지로 그 위상을 떨치면서 역사적인 명운을 같이 해왔다. 사통팔달의 지리적 잇점은 물류집산지이며 유통분배의 거점시장으로 손색이 없어, 역전시장·중앙시장·삼성시장 등이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되어 대내외적으로 각광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는 최근 인위적으로 조성된 물류단지나 농수산시장 등과 생래적 배경이 다름을 보여준다.


 물류가 모이는 곳에 인류 역시 모이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철저히 파괴된 이후 새로이 조성되기 시작한 신흥도시 대전은 교통의 요지라는 장점과 함께, 국토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자연재해가 가정 적은 지역으로, 만인이 선망하는 살기좋은 요람으로 손꼽혀왔다.


 그러나 대전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팽창발전되면서 원도심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3개의 고속도로가 철도수송을 일정부분 분담하게 되었고, 인구쏠림과 같은 달갑지않은 인구이동과 더불어 물류집배에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그러면서 역세권을 근간으로 한 원도심은 고스란히 그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대전시가 둔산개발에 이어 노은과 관저개발로 치달리면서 대전의 뿌리인 역세권과 원도심은 과거의 명성과 위상이 뿌리채 뽑혀졌다. 수혈에 필요한 젊은 층을 필두로 많은 인구가 떠났고, 다국적유통기업들에 의해 재래시장과 도소매점들은 융단폭격을 맞고 있다. 가히 총성과 화약냄새가 없을 뿐이지, 제2의 한국전쟁이 지난 뒤의 상처를 떠올리게 한다. 인류·물류집산지의 명성 대신에 노숙자집산지, 값싸고 허술한 여인숙집산촌,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은 장애인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 그리고 끊임없는 외형변화에도 큰 실속없는 재래시장들!


 대전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원도심활성화 지원 조례를 운용한 적이 있었다. 비록 한시적이고, 방사형 팽창을 경주하면서 입법하여 그 실효성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대전시가 대전의 원류인 원도심에 최소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점 이외에, 민간개발과 기업유입에 인센티브를 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제 대전시는 역세권 재정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도 같은 방식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역세권은 대전시에서 지정한 재정비촉진지구 7곳 중 하나로 보면 오산이다. 7곳의 재정비촉진지구가 다른 정비예정지역 202곳과 달리 우선시 되는 지역으로 지정된 것처럼, 역세권은 다른 6곳의 재정비촉지지구와 달리 우선시 되어야 할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 외에도 충분히 있다.


 이미 최근에 철도기관청사 2동이 개청하여 대한민국 철도의 메카로 움트였지만, 이러한 위상에 걸맞는 역세권 개발은 현재로서는 지극히 답보적이다. 도시정비법에 문외한인 역세권 주민들에게 역세권개발을 맡기는 것 역시 개발의지가 보이지 않다는 것과 함께 지역민간 갈등만 양산하는 꼴이다.


 대전시는 역세권개발을 위한 각종 피상적인 연구용역에만 매달리지 말고, 하루속히 역세권 재정비 촉진을 위해 실속있는 특별조례를 마련해야 한다. 당연히 조례에는 기반시설 마련에 소요되는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내용과 블럭별 준공영개발방식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 동구의회는 대전시와 시의회가 성심을 다하여 관련 자치법규를 제정할 것을 강력히 건의드리며, 필요에 따라 동구민과 대전시민의 이름으로 입법청원도 불사할 것이다.


 2009. 11.




대전광역시 동구의회 의원 일동
 

수신처 : 대전광역시장, 대전광역시의회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