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 문제로 초유의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집행부의 재정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재추진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 의회 내에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입니다.”
황인호 대전 동구의회 의장은 신청사 중단이란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데에는 집행부가 재정상태를 감안하지 않은 채 무리한 사업추진에 따른 결과로 진단했다. 이미 제5대 의회에서도 집행부의 무리한 사업추진을 우려하는 의원들의 지적을 외면한 예견된 사태로 내다봤다. 현재 재선의원 4명 중 3명이 신청사 건립을 반대하며 신중론을 폈다고 했다.


황 의장은 당초 신청사 부지는 병원건립 부지로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집행부가 거짓보고까지 하며 밀어붙인 결과 화를 자초한 꼴이 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에도 특위를 가동, 조사를 벌인 결과 2007년까지만 해도 신청사 부지는 병원건립 부지로 돼 있었다면서 “집행부측이 이 곳에 병원이 들어설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고 했으나 알아본 결과 대전을 비롯 일부 병원들이 건립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던 곳으로 확인됐다”며 투명치 못한 행정이 가져온 결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 의장은 더 이상 이런 우를 범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집행부가 재원마련을 위해 조만간 공유재산매각계획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대상이 주민의 생활에 불편은 없는지 꼼꼼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도서관이나 체육센터 부지, 현청사 등을 매각해도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느 것이 우선시 돼야 하는지 의원들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신청사를 재추진해야 한다는 측과 매각을 해야 한다는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의회에서도 공론화가 안된 상태여서 특위를 가동해 재정을 살핀 후 추진여부를 가릴 방침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집행부와의 관계가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단체장이 정치인 출신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 출신 단체장 시절 견제와 감시속에 협력관계가 잘 유지돼 왔다”면서 “현직 단체장은 더 이상 구정을 파탄으로 이끌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최근 의회 파행에 대해선 ‘구민에게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황 의장은 “원 구성과정에서 의원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받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처음부터 외부조정 없이 자생적으로 원 구성이 이뤄졌더라면 지방자치의 견고한 모습을 보여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구성과정에서 처음부터 외부로부터의 외압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아직도 앙금이 남아 있습니다. 충분한 의사소통을 갖고 대립각을 푸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죠. 의원들이 본연의 의정활동에 충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대가 강활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 의장은 13년 동안 의원생활하면서 한 번도 해외연수에 나가지 않은 의원이다. 의원 연수비가 아까워서다. 그는 동구가 역세권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백화점 역사 신축이나 민자, 외자를 통해서라도 역세권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소제·성남·대신동 등 주거환경개선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동구 경유를 통해 동구를 교통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대전일보 2010.8.4 곽상훈 기자